타필라에서 한국을 알리기까지의 이야기 2010년 봄, 나는 요르단 남서쪽의 조용한 도시, 타필라에 도착했다.암만에서 차로 3시간 가까이 떨어진 이곳은, 이슬람 전통이 짙게 배어 있는 지역이자, 한국에서는 이름조차 생소한 작은 도시였다. 나는 그곳의 공과대학에서 토목 분야 실습을 지원하며 KOICA 봉사단원으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곳 사람들에게 나는 외국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그들의 시선은 조금 당혹스러웠다. 학생들은 나를 볼 때마다 “씨니!(중국인)”를 외치거나, 지나가며 소곤소곤 “니하오”를 던지곤 했다. 어떤 이들은 ‘잭키찬’이라 부르며 웃음을 터뜨렸다. 처음에는 웃어 넘겼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 반복된 호칭이 마음에 작은 금을 내기 시작했다. 나는 한국인이고, 내 조국..